본문 바로가기
맛집

[동굴 레스토랑] 이탈리아 로맨틱 도시의 끝판왕, 폴리냐노 아 마레 / 동굴레스토랑 그로타 팔라체세 Grotta Palazzese

by 에트왈JS 2024. 3. 7.
반응형

풍부한 문화유산과 긴 역사를 중후하게 보여주는 건축 양식, 아름다운 자연경관까지… 그야말로 볼거리 즐길 거리가 다양한 이탈리아에 다녀왔다. 이탈리아는 인기 관광 국가 5위 안에 항상 들 정도로 다채로운 매력이 풍부한 곳이라 언제 방문해도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나라다.

 

이탈리아 풀리아주

 

이번 여정에서 우리는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주의 작은 해안 도시, 폴리냐노 아 마레(Polignano a Mare)에서 낭만적인 경관을 즐기기로 했다.

 

White Coast

 

유명한 라마 모나칠레 해변 2분 거리에 위치한 White Coast에 머무르기로 하고 그 유명한 ‘동굴 레스토랑’에도 예약을 해 뒀다.

바리-카롤 보이티와 공항에 도착해 렌터카를 픽업한 후 폴리냐노 아 마레로 향했다. 남부 소도시들은 버스나 기차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웬만하면 차량 렌트를 추천한다.

 

폴리냐노 아마레

 

폴리냐노 아마레는 아직 한국에는 덜 알려졌지만, 유럽인들 사이에서는 꽤 각광받는 관광지다. ‘이탈리아의 바다’하면 많은 이들이 지중해를 떠올리겠지만, 동부 아드리아해에 면한 이곳, 폴리냐노 아마레는 코발트빛 해변과 신비한 절벽 풍경이 어우러진 보석 같은 휴양지라 아드리아의 진주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석회암 절벽의 연장선상에는 세월이 묻어나는 건물들이 쪼르르 올려져 있는데 폴리냐노 아마레에서만 볼 수 있는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까 싶다. 절벽이 유명한 만큼 다이버의 성지로도 유명한데, 국제 다이빙 챔피언십인 ‘레드불 클리프 다이빙’도 이곳에서 열린다고 한다.

해변도 해변이지만 시내 거리도 아기자기한 볼거리와 여러 시대를 아우르는 유적을 발견할 수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수 세기 동안 이곳에서 교류하던 로마, 노르만, 아랍, 비잔틴, 스페인의 문화가 묘하고 아름답게 섞여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White Coast 입구 및 위치

 

White Coast에 도착해 체크인을 한 후 짐을 풀었다. 이 호텔은 접근성이 정말 훌륭했는데 말 그대로 도시와 아름다운 주요 해변까지 도보로 관광이 가능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해안에 인접한 만큼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은 또 어찌나 훌륭하던지… 발코니와 욕실, 룸의 창 너머로 호젓하고 사랑스러운 아드리아해의 풍경이 펼쳐졌다. 고급스럽고 모던한 인테리어가 창밖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져 여행의 피로가 스르르 풀리는 것만 같았다.

 

 

폴리냐노 아마레에 왔으니 당연히 디너는 세계 10대 경관에 속하는 ‘동굴 레스토랑’, 그로타 팔라체세Grotta Palazzese에서 즐겼다.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레스토랑이라는 이곳에서의 만찬은 사실 이탈리아 남부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상적이었다.

 

세계 10대 경관에 속하는 ‘동굴 레스토랑’

 

폴리냐노 아마레에는 천연 동굴이 많은데, 이곳도 해안 절벽에 자리한 천연 석회암 동굴을 개조해 만든 것이다. ‘Grotta’가 이탈리아 말로 동굴을 뜻한다고.

무려 300년도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1700년대에 처음 문을 열었는데, 당시 지방 귀족들의 연회 장소로 쓰였다고 한다. 그 옛날에는 어떤 분위기였을지 그 시대의 사람들 모습과 풍경이 새삼 궁금해진다. 중세 문학의 한 페이지가 연상되는 분위기랄까. 지난 5월에는 풀리아주의 카스텔 델 몬테 성에서 크루즈 라인 컬렉션을 마친 구찌가 이후 디너 파티를 이곳에서 열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이탈리아 남부의 랜드마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하다.

 

그로타 팔라체세 Grotta Palazzese

들어가는 입구는 일반 건물처럼 평이한데 멋진 노신사 서버들의 안내에 따라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동굴 안으로 연결된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은은한 불빛과 드넓은 아드리아해의 정경, 철썩이는 파도 소리에 절로 마음이 일렁인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해 테이블과 조명만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다. 동굴 레스토랑 한편에는 실제로 바다와 통하는 구멍이 뚫려 있고, 동굴은 바다 위에 떠 있는 형태로 존재한다. 런치도 즐길 수도 있지만 이곳 바다 절벽 레스토랑의 선셋과 야경은 정말 ‘인생의 장면’에 속할 만큼 환상적이어서 가능하다면 디너를 먹기를 추천한다. 일몰 시간을 미리 체크해서 예약한다면 동굴 속에서 시시각각 다른 색으로 물들어 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더없이 멋진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7시 타임이었는데, 해가 떠 있을 때와 완전히 해가 진 후의 느낌이 달라서 또 다른 매력을 만끽할 수 있었다.

 

메뉴판 (디너 코스)

 

우리는 디너 코스 중 ‘ESSENZA’를 선택했다. 가격은 235유로. 한화로 30만원을 훌쩍 넘는다. 뷰가 근사한 만큼 메뉴의 가격도 비싸기로 유명한데 사실 음식을 맛보기도 전에 황홀한 풍경만으로도 값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리적 위치로 예상할 수 있듯 주로 지중해 요리와 현지 특산물을 사용한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

 

디너 코스 중 ‘ESSENZA’ 요리

 

와인 리스트도 화려한데, 풀리아 지역은 수입이 안 되는 와인 라인이 많아서 로컬 와인을 즐겨보는 것도 추천한다. 음식평은 별로 좋지 않아서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워낙 예약도 어렵고 가격대도 높아서 기대 대비 만족도가 낮은 건지 나는 개인적으로 양도 괜찮았고 맛도 훌륭했다.

그로타 팔라체세가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이탈리아 최남단의 작은 바다 마을에 위치한 데다 연중 5~10월에만 한정적으로 운영한다. 또한 100% 예약제인데 예약마저 쉽지 않다. 그러나 눈앞에 두고도 못 믿을 풍경과 멋진 분위기, 고급스러운 음식과 라이브 연주가 선사하는 낭만적인 시간은 그 모든 것을 상쇄한다. 한여름 밤의 꿈처럼 아득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그로타 팔라체세에서의 식사,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쯤 경험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라마 모나 칠레 해변 (밤)
라마 모나 칠레 해변 (낮)

 

폴리냐노 아마레에 왔다면 동굴 레스토랑 말고도 꼭 봐야 할 명소가 있다. 바로 라마 모나 칠레 해변이다. 깎아지르는 두 석회암 절벽 사이에 쏙 들어가 있는 이 해변은 과거 동부에서 오는 배들의 기항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한낮에는 해수욕과 다이빙을 하러 오는 사람들로 붐비는 명소 중의 명소다.

최근 인스타그램 포토존으로도 유명세를 탈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데 우리는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며 굵고 하얀 자갈 위를 천천히 거닐었다. 켜켜이 쌓인 석회암 절벽, 세월이 묻어나 더 아름다운 건물들… 라마 모나칠레 해변은 풀리아의 아름다움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 아닐까.

로마, 베네치아, 피렌체 같은 이탈리아 주요 관광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남부 여행. 그중에서도 이번에 다녀온 풀리아 여행은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2016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 풀리아주는 아직 한국에선 조금 생소하지만 세계적으로는 명실공히 가장 주목 받는 여행지라고 한다.

이탈리아의 마지막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이곳에서 작고 오래된 도시의 아기자기함과 신비한 자연을 만끽하며 보낸 시간은 마음에 창을 낸 것처럼 여유롭고 편안한 시간이었다. 바쁜 일상으로 돌아가 정신없이 살다가도 풀리아의 폴리냐노 아마레에서 보낸 날을 떠올리면 한번씩 마음 속에 아드리아해의 바람이 불어올 것만 같다.

 

자세한 내용은 '에트왈JS' 에서 참조해주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