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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영화)

[영화평] 키아누 리브스 그 자체의 영화 존윅4, John Wick: Chapter 4

by 에트왈JS 2023.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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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윅4' 포스터

Those who cling to death live. (John Wick)
Those who cling to life, die.(Caine)
- 존윅 4 中

 

채드 스타헬스키(Charles F. Stahelski) 감독의 존 윅 4는 2014년 첫 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액션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는 키아누 리브스가 전설적인 암살자 존 윅으로 출연하며, 독특하고 강렬한 총과 주짓수를 활용한 액션 신으로 장르 자체를 영화의 이름인 ‘존 윅’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큼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존 윅 4의 액션 시퀀스는 다른 영화와 차별화되는 독특한 액션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169분 동안 쏟아지는 액션은 빠르고, 폭력적이며, 매우 스타일리시하다. 종종 원 샷으로 촬영된 액션 시퀀스는 액션에 사실성을 부여하고, 관객들의 몰입감을 끌어 올린다. 스테디캠과 셰이키캠을 적절하게 활용하여 근접 전투를 다채롭게 표현해냈으며, 적절하게 슬로우 모션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전투의 숨 막히는 순간을 적절하게 포착해 냈다.

전반적으로 존 윅 4는 액션, 스토리, 캐릭터로 가득 찬 훌륭한 영화로 시리즈의 팬이라면 누구나 실망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영화라 평가할 수 있다.

물론 한계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대부분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는 액션에 대한 일종의 오리엔탈리즘이라고 할 수 있는 지향성이 존재한다. 총을 기본 베이스로 하는 액션물에서도 장검을 사용하는 사무라이 스타일의 일본인들이 등장하는 식이다. 자칫 반복적이고 자기 복제적인 액션 패턴에 변화를 주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긴 하지만, 서구식 관점에서 바라보는 동양적 묘사란 언제나 패턴화 되어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을 준다. 액션의 다채로움을 위해 그저 한 번 쓰고 버리듯 소비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끼를 포함한 맨몸 액션과 여러 종류의 총기를 바꿔 가면서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액션 시퀀스는 존 윅4를 전체 시리즈의 결정판이라고 부를만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존 윅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였던 케인으로 등장한 견자단은 극중에 시각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간결하고 강렬한 액션을 통해 스타일을 더했다. 다양하고 매력적인 조연 캐릭터들의 등장은 극에 적절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필자는 대부분 상영작을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편이지만, 그 동안 존 윅 시리즈만큼은 작품이 개봉될 때마다 개인적으로 바쁜 시기가 반복되는 묘한 징크스가 있었다. 얼마 전 한국판 존 윅으로 조명되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길복순>을 감상한 탓이었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본의 아니게 어쩔 수 없이 두 작품을 비평적 시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길복순>도 한국영화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세계관과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시도했지만, 세계관의 매력, 액션 시퀀스, 캐릭터의 밸런스 모든 면에서 존 윅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가장 아쉬움이 남는 지점은 황정민이라는 배우를 아무런 개연성도 없이 팬티만 입힌 채 온몸에 문신을 한 야쿠자로 등장시켰다는 점이다. 할리우드 영화도 아닌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정형화된 ‘오리엔탈리즘’이라니 이런 종류의 오리엔탈리즘이나 무거운 장면에서의 가벼운 유머는 감독들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강박 같은 것일까?

존 윅에서의 키아누 리브스의 모습이 비현실적이고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작품 속의 그의 모습에는 현실에서 배우가 겪었던 불운한 삶이 겹쳐 보인다. 이는 매우 애잔하고 독특한 감성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이러한 점이 존 윅은 키아누 리브스와 떼어내 생각할 수 없는 지점이 되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존 윅4는 시리즈의 결정판이자 당분간 대체가 불가능한 프랜차이즈 액션물로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발표된 사실이지만, 이 매력적인 세계관을 이어가기 위해 존 윅의 스핀오프에 해당하는 작품이 이미 촬영 중에 있으며, 이 작품에도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적 세계 위에 한 겹의 레이어를 깔고 같은 세계 속의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상상해보는 것은 언제나 흥미로운 일이다. 그것은 마치 이 흥미로운 일에 우리 자신도 본의 아니게 끌려 들어갈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모든 작품에는 끝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 흥미로운 세계가 어디까지 이어지게 될지 함께 기대해보자.

 

파리의 거대한 에펠탑이 한눈에 담기는 트로카데로 광장씬. 프랑스뿐만 아니라 독일, 요르단, 일본 등 다양한 장소가 영화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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